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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대책 없는 섣부른 대면, 비대면 강의 병행에 반대합니다.

작성자 : 장지윤 ㅣ 작성일 : 2020-04-30 ㅣ 조회 : 2454

안녕하십니까. 동아방송예술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 학생입니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의 코로나19 사태 속 섣부른 대면 강의 진행 결정에 반대하는 입장이며, 학교 측에 저희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이 글을 작성합니다.



지난 27일, 동아방송예술대학교(이하 DIMA)는 5월 6일부터 대면, 비대면 강의를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러한 결정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는데, 아래에서 하나씩 이야기 하겠습니다.


I. 공지의 문제점

1. DIMA의 공지에 따르면 ‘대면 수업은 신청 교과목(교수가 신청)에 한하여 허가하되, 강의 계획상 이론 교과목은 비대면(온라인) 수업을 원칙으로 한다’고 합니다. 공지가 나온 날 교무처에 전화해 ‘실습 교과목 교수님께서 대면 강의를 원할 경우, 학생들의 익명 찬반 투표를 통해 대면 강의 진행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문의했습니다. DIMA 교무처 측은 그렇다고 답했고 저는 안심하고 전화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교수님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습니다. 찬반 투표가 진행될 것이라던 교무처의 말과는 달리 다음 주부터 대면 강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고, 익명 투표에 대한 이야기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교수님께 말씀을 드릴 생각도 했지만 대면 강의 시행에 반대한다고 했다가 자칫 성적에 있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결국 말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저뿐만이 아니라 다른 학생들에게도 발생했습니다. 성적은 교수의 재량으로 주는 것인 만큼 학교 측에서 ‘대면 강의 진행을 원할 시 학생들에게 익명 투표 진행 후 결정하라’고 강력하게 권고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로서는 비대면 강의를 원하는 학생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대면 수업에 참여해야 합니다.

2. 학교 측의 대면 강의 준수사항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공지를 보면 ‘대면 수업 전 담당 교수는 발열, 기침 등 유증상자 유무를 반드시 확인하라’고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DIMA의 학생들은 대부분 20대이고, 모두 아시다시피 젊고 건강한 사람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자라고 해도 증상이 없을 수 있습니다. 만약 대면 수업을 진행했는데 학생 중 한 명이 무증상 감염자였고 그로 인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학교 내에서 퍼지게 된다면 그 이후로는 어떠한 조치를 할 것인지 궁금합니다.
수업 중 교수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 거리를 최대한 일정 거리(약 1m~2m) 이상 유지하라는 부분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일반 강의라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실습 교과목에 대해 선택적 대면 수업을 하려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어렵습니다. 제 학과를 예로 들자면 실습 교과목 중 스튜디오 등을 이용해야 하는 과목이 있는데, 스튜디오는 애초에 공간 자체가 좁아서 절대 1~2m 이상 일정 거리 두기를 실천할 수 없습니다.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해도 마스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완벽한 예방 수단이 아니며, 학생 중 마스크를 잘못된 방법으로 착용하고 있거나 잠깐 벗는 사람이 생긴다면 감염 위험은 급증하게 됩니다.

3. 또 대면, 비대면 강의를 병행하며 접촉을 최대한 줄이겠다고 했지만, 이 부분에도 허점이 존재합니다. 대부분의 학생은 최소한 한 과목은 대면 강의를 들어야 하는데, 같은 학과 안에서는 각 전공 강의를 수강하는 학생들이 겹칩니다. 일부 이론 강의나 교양 강의를 비대면으로 진행한다고 해도 어차피 전공 강의에서 모두 모이게 됩니다. (교수님이 대면 강의를 강요한 경우)
또한 강의를 마친 학생들이 기숙사, 원룸촌으로 돌아가게 되면 타과생들과의 접촉이 발생하기 때문에 대면, 비대면 강의를 병행한 의미가 없어집니다. 대부분의 학교 시설 이용을 금지하고, 셔틀 배차를 감소시키고, 모든 단체활동을 금지한 이유가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운 사람은 비대면 강의를 진행한 교수님뿐입니다.

4. ‘수업 간 공강 시 밀폐된 공간에 다수인이 집합하지 않으며, 가급적 학생 간 접촉을 최소화하라’는 부분은 통학생들에게 특히 문제가 됩니다. 기숙사생이나 원룸촌 거주생은 학교가 아니어도 기숙사나 자신의 자취방에서 공강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통학생들은 도서관 자유 열람실, 동아리실, 자습실, 창업 라운지, 글로벌 라운지 등 대부분의 다중 이용 시설 이용이 금지된 현재 상태에서는 갈 곳이 전혀 없습니다.
원룸촌에 있는 카페나 음식점에서 공강 시간을 보내는 것 또한 다수인이 집합하지 말라는 공지에 어긋납니다. 귀가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릴 때도 대기할 공간이 마땅치 않습니다.


II. 통학생, 기숙사생, 원룸촌 거주생 별 의견

1. 통학생들에게는 대면, 비대면 강의 병행이 힘든 몇 가지 이유가 더 있습니다.
첫 번째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버스 배차 감소입니다.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들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상황이 매우 열악합니다. 에브리타임이라는 학생 커뮤니티를 통해 학우들에게 의견을 받아본 결과, 버스 감축으로 인해 첫차를 타도 수업에 늦는다는 학우들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올 때도 문제지만, 귀가할 때도 문제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버스 회사에 직접 문의해 본 결과 회사 측에서 버스 배차를 늘리겠다고 했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니며,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배차만큼 회복될지도 미지수입니다. 간담회 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버스 배차 감소가 고려 사항에 포함되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두 번째는 대중교통 이용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인 중 하나라는 것입니다. 버스 내부는 공간이 매우 좁고. 밀폐되어 있으며 시외버스는 창문이 열리지 않는 구조라 환기도 불가능합니다. 한 학우는 학교에 오기 위해 버스 4대와 지하철 4대를 이용해야 한다며 수많은 사람과 접촉할 것을 생각하면 두렵다고 했습니다. 통학하는 학우들은 바이러스 감염 위험에 노출된 채로 학교에 와야 합니다.
마지막은 정상적인 강의 수강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만약 첫 강의가 비대면 강의이고 그다음 강의가 대면 강의라면, 비대면 강의를 듣다가 중간부터는 버스를 타고 학교로 이동하며 수강해야 합니다. 반대의 경우도 곤란하긴 매한가지입니다. 그리고 녹화 강의도 수강이 힘든데, Zoom으로 비대면 강의가 진행된다면 네트워크 문제로 통학생은 사실상 수강이 불가능해집니다. 또한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는 필기도 힘듭니다.
학교 내의 컴퓨터실에서 비대면 강의를 수강할 수 있게 조치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비대면 강의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고자 하는 것인데 많은 학생이 컴퓨터실에 모여 강의를 듣게 되면 대면 강의와 다를 것이 없고, 그렇게 되면 대면, 비대면 강의를 병행하는 의미가 사라집니다. 한 학우는 ‘통학생은 수업을 듣지 말라는 것 같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습니다.
이 문제는 통학생뿐만 아니라 기숙사생이나 원룸촌 거주생에게도 적용됩니다. 대면, 비대면 강의가 연강일 경우 쉬는 시간 10분 안에 강의실에서 기숙사, 혹은 강의실에서 자신의 원룸까지 가야 하는데 이동 시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결국은 야외나 학교 내에서(허락되었을 시) 강의를 들어야 할 텐데, 위에서 이야기했듯 비대면 강의를 병행하는 의미가 없어집니다.

2. 기숙사생 중에서도 대면, 비대면 강의 병행에 반대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강의 중 한두 개만 대면 강의인데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기숙사에 입사해야 합니다. 기숙사에 한 학기간 머무는 비용은 120만원으로 절대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기숙사 시설의 이용이 대부분 제한된 지금 상황에서는 비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원룸촌 거주생들에게도 해당하는 사항입니다. 기숙사 비용에 포함되어 있을 ‘기숙사 시설을 이용할 권리’가 없어진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 궁금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기숙사 입사 시 무증상자를 판별할 방법이 없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무증상자가 있었고 그로 인해 다른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는다면 기숙사생 전원이 기숙사에서 자가 격리를 해야 할 텐데, 해당 사항에 대한 대처 방안은 공지에 나와 있지 않습니다.

3. 마지막으로 원룸촌 거주생들의 의견입니다. 원룸촌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보통 본가가 학교와 매우 멀어 통학이 불가능해 자취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이게 됩니다. 현재 부산 클럽에 놀러 갔던 대구 확진자의 접촉자가 480명에 달하고 있고, 이번 황금연휴 때 18만 명이 제주도로 여행을 간다는 기사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글을 보면 원룸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돌아다니는 학생이 많다고 합니다. 학교에서 다수인이 집합하는 일을 없게 하라고 했지만, 원룸촌에서는 학생들이 모이는 일이 많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마스크 없이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염 가능성이 급증하게 됩니다.
기숙사와 같이 원룸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했을 시 이후 조치와 자가격리 실행 방안에 대한 공지 또한 공고된 바가 없습니다.


III. 그 외 문제점

1. DIMA의 23대 총학생회인 ‘디마온’은 4월 25일, 26일 총 2일간 대면, 비대면 강의에 대한 학생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총 2,152명의 투표자 중 40.8%에 해당하는 877명이 ‘1학기 전체 재택수업(온라인수업 포함) 실시’에 투표해 4개의 선택지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었습니다. DIMA 측은 학생 의견, 교육부 지침, 전문대교협지침, 내부 사정을 바탕으로 논의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결과를 보면 학생들의 의견은 반영이 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28일에 카카오톡으로 전달된 ‘코로나19 감염 및 확산 방지를 위한 수업 안내’에서도 “1학기 전체 수업에 재학생을 대상으로 총학생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비대면 수업을 원하는 학생들이 다수로 조사됨)도 반영한 조치”라고 안내하고 있는데, 비대면 수업을 원하는 학생들이 다수로 조사된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면, 비대면 강의를 병행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습니다.
또한, 같은 안내문에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재확산의 여지가 남아 있고, 교육부에서도 ‘코로나가 안정될 때까지는 집합 수업(대면 수업)을 지양하고, 재택 수업(비대면 수업) 실시를 원칙으로 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라는 부분이 있는데, 교육부의 권고 사항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대면 강의를 강행하는 것이 모순적입니다.

2. 학생들이 비대면 강의로 인해 예년보다 학교의 예산 사용이 적었을 것으로 판단해 등록금 반환 요구를 하자 DIMA 측은 코로나19 감염병 예방 및 온라인 강의 관련 예산 목록을 공개했으나, 상세 명세 없이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용 금액을 표기해 학생들이 다시 한번 세부 예산안 공개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DIMA 측은 ‘내부회의 후 공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공지하겠다’며 답변을 미뤘습니다. 학생들은 ‘우리가 지불한 등록금을 예산으로 사용하는데, 공개가 불가능한 범위가 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학교 측의 답변에 납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 측은 ‘학사 일정이 2주 늘어남에 따라 (총 17주) 현재 상태로는 등록금 환불 사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는데, 학교 시설 사용과 장비 대여가 어려운 이 시점에서 이미 환불 사유가 존재하지 않나 싶습니다. 학생 중 일부는 ‘DIMA 측이 등록금 환불과 ‘코로나19 감염병 예방 및 온라인 강의 관련 예산 상세 사용명세 공개’에 대한 논란을 회피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대면 수업을 결정한 것 같다’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짧게 정리하자면,

1. 공지와는 다른 교수님들의 대면 강의 강요
2. 코로나19 바이러스 무증상 감염자 구별 불가능
3. 학생들 간 접촉 감소 사실상 불가능
4. 공강 시 통학생의 대기 공간 부재
5. 버스 배차 감소로 인한 통학생의 등?하교 문제
6. 대중교통 이용으로 인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위험 증가
7. 대면, 비대면 강의가 연강일 경우 정상적인 수강 불가능
8. 지방 거주생들은 소수의 대면 수업 때문에 큰 금액 지출
(기숙사는 약 120만원, 원룸은 약 180만원(추정치). 한 학기 기준)
9. 기숙사, 원룸촌에서 확진자 발생 시 이후 조치가 공고되지 않음
10. 기숙사, 원룸촌에 입사하기 위해 전국에서 학생 집결 (대구 클럽남, 제주 여행 18만의 여파 위험 가능성 존재)
11. 학생 투표 결과 1위 : ‘1학기 전체 재택수업(온라인수업 포함) 실시’
12. 예산 공개에 대한 답변 미루기

이러한 이유로 동아방송예술대학교의 대면, 비대면 강의 병행에 반대합니다.


또한,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측에 아래 항목에 대한 답변을 요청합니다.

1. 위 문제점들에 대한 구체적인 대처 방안 제시
2. 등록금 사용 명세 공개
3. 코로나19 감염병 예방 및 온라인 강의 관련 예산 ‘상세 사용명세’ 공개
4. 코로나19 바이러스 관련 간담회 회의록 전문 공개


1학기 전체 비대면 수업 실시를 주장하는 학생들은 학교가 대면, 비대면 강의를 병행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상태는 대면 강의와 비대면 강의의 단점만을 더한 최악의 방안일 뿐입니다. 대면, 비대면 강의를 병행하겠다는 선택을 내렸을 때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할 것을 예측하고 해결 방안을 고안했어야 합니다. 또한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왔을 경우를 대비한 적절한 대처 방안이 있지 않은 이상 대면, 비대면 강의 병행 시행 결정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학교는 감염병에 취약한 특수한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교 측이 진정으로 코로나19 감염 및 확산 방지와 DIMA 구성원들의 안전을 위한다면 구체적인 대책이 없는 대면, 비대면 병행을 고집하지 말고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될 때까지 대면 수업 일을 늦춰야 합니다. 부디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의 목소리가 외면당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